[영화] 밀리언 달러 베이비 (2004)


매기가 불의의 일격을 당하고 쓰러진 후 다시는 일어설수 없게 되었을 때 이 영화를 더이상 보고 싶지 않았다. 그녀만의 용감한 의지로 상대 선수들을 이겨나가는 장면들이 진짜 너무나 통쾌했었는데, 병원에 누운 신세에다가 다시는 일어서서 걸을 수도 없는 사람이 되었다니. 아무리 영화이지만 마음이 아파서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을 정도였다. 

하루가 지나서 이어보기 시작했다. 매기와 그녀의 대장사이에 어떤 사연이 있었는지 궁금했다. 대장이라는 호칭이 이렇게 아름다운 말이었는지 이 영화를 보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. 참 따뜻하면서도 부르는 이의 존중이 담긴 말이라고 느껴졌다. 그녀는 마지막까지 대장을 의지했고, 존경했고, 사랑했었다. 그런 존재 였기에 도저히 할 수 없는 부탁까지 하고야 만다. 

그녀는 대장을 만나면서부터 그동안의 비루한 인생의 역전을 맛보았고, 그런 환희에 가까운 기억만으로도 짧은 인생이지만 만족했었나보다. 그녀의 얼굴에 원망감이 서린 흔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고, 그저 이만하면 됐다.. 하는 진한 아쉬움 섞인 자위가 느껴졌다 그리고 차마 하기 어려운 부탁을 한다. 과연 내가 그 대장이었다면 그녀의 부탁을 들어줬을까? 얼마나 서로를 아껴야만 그런 어려운 부탁까지 들어줄 수 있을까? 감히 상상도 되지 않는다. 

그녀가 챔피언이 되어 가는 과정은 짜릿했고 , 쓰러지고 난 이후는 묵직한 감정선이 느껴졌다. 좋은 영화다.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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